[인터뷰] 이성효 주교 "언론, 낙태약 허용에 왜 침묵하나?"

[인터뷰] 이성효 주교 "언론, 낙태약 허용에 왜 침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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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9-02-11 10:04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이성효 주교 /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위원장


[주요 발언]

"헌법재판소, 낙태죄 유지할 것으로 기대"

"낙태죄 폐지, 올바른 여성문화 아냐"

"낙태약 만드는 거대 제약회사와의 싸움"

"미혼모들과 법적 제도적으로 연대할 것"


[인터뷰 전문]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위헌 여부를 심리 중이죠.

조간만 선고를 내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위헌 판결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말 한 마디 못하는 태아의 생명이 위협 받는 상황.
청취자 여러분은 생각하시나요?

낙태 반대라는 구호만 외칠 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생명 인식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마침 오늘 생명을 위한 미사가 봉헌되는데요.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위원장 이성효 주교님과
생명운동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주교님 안녕하십니까.

▶ 안녕하세요.



▷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위헌 여부를 2년 가까이 심리 중입니다. 주교님 결과가 어떻게 나올 거라고 보십니까?

▶ 글쎄요. 2017년 11월인가요. 조국 민정수석께서 낙태죄와 관련한 현행법 제도의 가장 큰 문제가 국가와 남성의 책임이 완전히 빠져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아마도 헌법재판관님도 법학자로서 이 부분을 정확하게 알고 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헌법재판관님들이 태아의 생명과 임신한 여인의 신체를 보호하는 현행 낙태에 대한 법을 유지하면서 임신의 책임이 여성에게만 주어지지 않도록 좋은 말씀을 해주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낙태죄가 합헌으로 나오길 바라고 계신 거죠?

▶ 네.



▷ 만약에 낙태죄가 위헌이라는 결정이 내려진다면 어떤 점이 가장 우려되십니까?

▶ 낙태죄를 없애달라는 국민청원이 23만 건이나 된다고 들었습니다. 이 청원에는 부분적으로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에게만 책임을 묻는 우리 사회의 왜곡된 여성문화를 거부하는 그런 외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왜곡된 여성문화를 거부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낙태죄 폐지가 꼭 올바른 여성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는가. 우리가 더 근본적인 문제를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곧 존중받아야 할 생명을 경시하는 우리 사회의 모든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오늘 저녁에 하는 가정과 생명을 위한 미사에서 우리 사회가 생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느님의 도움을 청하고, 우리 또한 그런 사회를 만들어가겠다는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를 하는 은총의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 2017년에 태어난 아기가 35만 명인데요. 매년 낙태가 120만 건 가까이 이뤄지는 걸로 추정됩니다. 낙태가 저출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시나요?

▶ 사실 태어나는 아기보다 죽는 아기가 4배 정도 많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입증된 것입니다. 낙태를 금지해야만 저출산 문제가 해결된다는 단순 논리를 내세우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런데요. 저는 낙태죄 폐지 국민청원 내용 중에 ‘원치 않는 출산은 당사자와 태어나는 아이 그리고 국가 모두에게 비극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3년 전에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생명대행진에 참석했을 때 태아의 입장을 표현한 문구를 발견했어요. If my mom want, I am a baby. But she doesn’t want, I am a tissue? 만약 엄마가 원한다면 나는 아기이고, 엄마가 원치 않으면 나는 티슈인가? 물론 여기에서 티슈는 종이가 아니라 세포 조직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이 물음을 정말 이 시대의 젊은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 삶의 가치 기준이 생명이 아니라 경제가 될 때 저출산에 영향을 끼칠 겁니다. 생명문화가 확산된다면 당연히 신생아 수가 늘어날 것입니다. 임신의 당사자인 남녀가 생명을 살리는 선한 선택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법적 사회적 제도를 새롭게 설계해주는 생명운동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 낙태를 여성의 자기결정권하고 태아의 생명권, 이분법적으로 접근하는 건 어떻게 보십니까?

▶ 사실 언론이 그런 식으로 많이 보도를 하죠. 왜 그들은 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토록 침묵을 할까. 저는 참 의아스러운 부분이 있어요. 이번 국민청원 안에 보면 낙태죄 폐지와 동시에 낙태약 허용이 있습니다. 그런데 낙태약 허용에 대해서는 언론이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아요. 아마 우리 가톨릭평화방송 측에서 평화신문을 통해서 처음으로 아마 공개된 것 같은데요.

표면적으로 보면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낙태약이 지금 우리나라에 확산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이 형법입니다. 그러니까 정말 거대한 자본과 태아의 생명권라고 하는 이 싸움이 있다는 것을 언론이 보도해주지 않아요.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

더 나아가서 거대한 제약회사와 의료산업 거기에서 자신들이 추구하는 이윤에만 관심을 갖고, 그 낙태약을 사용했을 때 아기를 죽이기도 하지만 그 약을 이용한 엄마가 어떤 심각한 신체적인 훼손을 받는지 침묵하거나 감추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 더 안타까운 면 같아요.



▷ 가톨릭교회가 그동안 태아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해오지 않았습니까? 어떤 것들이 생각나세요?

▶ 사실은 맨 처음에 생명운동을 펼치면서 할 것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것도 준비하면 되겠다. 저것도 준비하면 되겠다 하고 한걸음 나아가다 보면 ‘이 준비로 안 되네’ 원인이 되는 것은 다른 곳에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곳을 쳐다보면 또 다른 곳이 문제가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참 아이러니컬 하게도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난 그 순간부터 할 일이 보이더라고요. 그러니까 생명운동은 아무나 하고도 함께 갈 수 있는 길이로구나. 어떤 이론적인, 정치적인, 이념적인 연대가 아니라 정말 한 생명을 아끼는, 나를 아끼고 너를 아끼는 그런 두 생명이 만나면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이로구나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한 걸음 한 걸음 가고 있는데요.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 교회가 낙태를 반대하면서도 정작 미혼모에 대한 지원이나 인식 개선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있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아주 저는 그 부분만 들으면 부끄럽고 죄송하고 그러면서도 감사드리고 싶은데요. 정책적으로 얘기하는 것보다 시설에 근무하시는 수녀님이 저에게 하셨던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 수녀님이 지금 우리가 너무 쉽게 미혼모, 미혼모 얘기하는데 사실 그 표현 안에도 낮추어 부르는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그 말도 안 맞아요. 그런데 그 시설에 근무하시는 수녀님이 저한테 그래요. "주교님, 제가 살다 살다 이런 욕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이렇게 모진 욕을. 그런데 저는 그 여학생이 너무 예쁩니다. 정말 생명을 죽이지 않고 생명을 살리는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러면서 정말 그 수녀님의 기뻐하는 말씀, 참 그것이 많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저희들이 사실 미혼모, 우리가 말하고 있는 그분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경제적인 지원이 아닙니다. 그들이 이 사회에 표출하고 싶은 불만들을 받아줄 수 있는 따뜻한 이웃이 필요합니다. 정말 그 수녀님처럼 아무리 욕을 해도 그 수녀님이 정말 자기 딸처럼 그 옆에 앉아 있었습니다. 지금도 계시고요. 정말 저희들이 생명운동 펼치는 것, 외형적인 것 포기한 지 오래 됐습니다. 정말 어떤 생명이든지 그 옆에 저희들이 다가간다는 것, 그것 자체로 그러면서도 아마 지금 이 말씀을 기대하실 것 같은데 저희들이 힘 닿는 한 법적인 제도적인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것들은 연대해서 함께 마련해나갈 겁니다.



▷ 오늘 생명을 위한 미사가 봉헌되는데요. 매년 이맘 때 미사 봉헌하시는 이유가 있죠?

▶ 네. 1973년도에 우리나라에 모자보건법, 소위 예외적 낙태 허용법을 제정했습니다. 저희들은 2월 8일을 기점으로 해서 그 주간 월요일 명동대성당에서 생명을 위한 미사를 드리고 있는데요. 이것을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가 가정과생명위원회로 바뀌면서 저희들이 가정과 생명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지금 저희들이싸우고자 하는 것은 모자보건법인데, 형법 269조 270조 때문에 쩔쩔 매고 있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저희들이 젊은이들에게 우리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가. 이 사회 안에서 그것을 찾고 구하고 두드리는 그런 생명축제의 장을 마련하도록 오늘 오후 3시부터 시작해서 젊은이들의 생명축제가 진행이 되고요.

그 다음에 저녁 6시부터 김희중 대주교님, 주교회의 의장 대주교님께서 미사 주례를 해주시고요. 교황대사님께서 직접 오셔서 교황님의 축복장과 교황님의 축복을 전해주실 겁니다. 특히 저희들은 임산부, 불임부부, 미혼모, 미혼부, 다자녀부부, 낙태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여성, 신혼부부, 예비부부 이런 분들을 특별히 초대하고요. 그 다음에 미사에 참여한 많은 젊은이들이들에게 축복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더 나아가서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한 우리 청년들을 이 미사에, 이 젊은이 축제의 장에 초대를 했습니다.



▷ 끝으로 말 못하는 태아한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 태아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하루에 3천 명 이상의 태아가 살해됩니다. 이 살해되는 태아에게 먼저 말하고 싶습니다. 그 태아의 영혼이 하느님의 품 안에서 안식을 누릴 수 있도록 진심으로 기도드린다는 말을 하고 싶고요. 그 다음에 태어나는 태아들에게는 우리 사회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그런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만들자고 축복과 함께 부탁 이런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 작은 태아들이 주교님의 말씀을 듣고 위로와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 그리고 아프더라도 참으라고. 더 건강하라고.



▷ 지금까지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위원장 이성효 주교님 만나봤습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cpbc 김혜영 기자(justina81@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02-11 10:04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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