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분쟁의 땅` 미얀마에서 온 편지② "정글 누비는 열정의 사제들"

[특집] `분쟁의 땅` 미얀마에서 온 편지② "정글 누비는 열정의 사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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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8-12-25 03:00



[앵커] <가톨릭뉴스>에서는 성탄을 맞아 어제부터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미얀마 교회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정글을 누비는 사제들의 신앙 열정`을 전해드립니다.

교황청 산하 고통받는 교회돕기 즉 ‘ACN’과 현지 공동 취재를 다녀온 유은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랜 내전과 군부 독재, 극심한 가난과 차별은 미얀마의 시계를 멈춰 세웠습니다.

미얀마 안에서도 소수민족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카친 주 지역은 특히 더 외롭고 가난합니다.

미치나 교구 스무 개 본당 가운데 외국인의 발길이 닿을 수 있는 곳은 단 다섯 군데.

분쟁으로 인해 출입이 금지된 지역의 교회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신앙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서쪽 지역 신부양 본당 소속 공소들의 모습입니다.

밖에 걸어 둔 십자가만이 겨우 교회임을 알아 볼 수 있을 만큼 작고 부실합니다.


신자들 집이 성당이 되고 야외 천막이 고해소가 됩니다.

<폴 티와 자오 샴 신부 / 팡사우 신부양 성당 주임>
"신부들이 일년에 한 두번 갈 수 있는 곳에서는 세례성사, 혼인성사 정도만 할 수 있고 교리교육, 신앙교육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위성당도 없다보니 대나무로 지은 작은 집에서 기도 신앙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오지에서 모든 것은 사제와 신자들이 손으로 직접 일궈나갑니다.

건축 장비도 없이 손으로 고른 땅 위에 나무 기둥을 세우고 풀을 엮어 올린 작은 교회는 우기가 되면 쉽게 무너져 내립니다.

우기에는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도 사라집니다.

사목방문에 나서는 사제들은 생필품을 실은 오토바이에 타고, 끌고, 산을 건너, 강을 넘어 몇날 며칠을 달립니다.


<폴 킨사 투 앙 신부 / 숨프라붐, 두립 본당 주임>
"(도보로 사목방문을 갈 때) 모든 것을 어깨에 짊어지고 가야합니다. 한 마을에서 다른 마을로 가는데 하루가 걸립니다. 제가 담당하는 64개 마을을 다 돌아보려면 저는 최소 3개월이 걸립니다"

소규모 농작 외에 마땅한 생계도 없는 가난한 마을에서 교회는 기도하는 공동체 이상의 역할을 담당합니다.

<폴 퀴 셰인 앙 신부 / 캄티 본당 주임>
"본당 신부는 마을 사람들에게 거의 모든 것을 해주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의사가 되고 엔지니어도 되고 친구도 되고 모든 것이 됩니다...교육을 전적으로 교회에 의지합니다. 우리는 기숙학교를 운영합니다. 여전히 도움이 많이 필요한 상태지만, 아이들을 교육할 때 교회와 기숙학교가 없다면 학교에 다닐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교회는 가난하지만 신앙은 가난하지 않습니다.

해발 5000미터 산중에 있는 한 성당의 주일 미사시간, 봉헌금 대신 사탕수수와 배추를 가져온 신자들의 정성으로 성전 앞이 가득 찹니다.

오토바이를 끌고 오지를 누비는 열정의 사제들과 찢어지는 가난 속에서도 가진 모든 것을 봉헌하는 신자들의 힘으로 미얀마 교회는 오늘도 한걸음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cpbc 유은재입니다.
cpbc 유은재 기자(you@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8-12-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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