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기현 주교 "난민 대하는 모습, 군자 아닌 소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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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기현 주교 "난민 대하는 모습, 군자 아닌 소인배"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배기현 주교 /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인간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말입니다.

4년 전 방한 당시 세월호 유가족을 진심으로 위로했죠.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끝까지 달고 있었습니다.

교황의 말과 행동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는데요.
이걸 복음적 인권 감수성의 빛나는 예로 꼽은 분이 있습니다.

바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배기현 주교입니다.
모레 인권주일을 맞아서 특별히 모셨습니다.



▷ 주교님 안녕하십니까.

▶ 안녕하십니까. 새벽부터 고생이 많습니다.



▷ 올해 우리나라에 인권 관련 현안이 참 많았습니다. 예멘 난민부터 미투를 폭로한 여성들, 특수학교에서 벌어진 장애학생 폭력, 국가폭력 피해자들까지. 아무래도 정의평화위원장을 맡고 계셔서 마음이 더 무거우셨을 것 같아요. 어떻게 지켜보셨습니까?

▶ 꼭 제가 그것을 맡고 있어서 마음이 무겁다고 할 수는 없겠죠. 모든 주교님들, 모든 신자분들, 국민 모두가 참 이런 인권침해 문제 때문에 마음 아파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힘들어 합니다. 제가 생각할 때 교회가 얘기하는 인권이라는 말, 교회가 인권이라고 말할 때 그게 뭘 얘기하는가를 얘기해야 될 것 같아요. 하느님께서 죄많은 인간을 살리려고 아드님 예수님의 생명을 바쳤다가 되찾아준 것. 그게 인간의 권리죠. 우리가 인권, 인권할 때 교회 신앙의 언어는 바로 이걸 두고 하는 말이기 때문에 이런 인간의 권리를, 이런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게 되는 그 어떤 일도 결국은 진리가 아니죠. 진리는 언제나 인권이 침해되는 빈 자리, 약한 곳, 터진 곳, 그런 곳으로 낮은 곳으로 고요히 향하고 있다고 봐야 되겠죠. 우리 신앙인이 그래서 이런 진리의 길에 말없이 순종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인권주일 담화 내신 걸 보니까 "교회 역시 여러 추문을 겪은 터라서 인권을 얘기하면 비아냥을 듣기 십상이다" 이런 얘기를 하셨더라고요. 올해 교회가 인권 사각지대에서 그래도 제대로 역할을 했다고 보시나요?

▶ 교회가 하는 일이 인권의 일에 역할을 하고 안 하고 보다도, 교회 자체가 교회라고 하는 구체적인 우리 신자분들 자체가 바로 똑같은 국민이고 한 사람의 인간들이죠. 하느님 앞에 서있는 인간들이 교회이기 때문에 우리가 많은 일들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고 교회 이름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은 정작 그 일을 수행하는 우리의 속 모습, 우리의 내면, 우리의 정신이 진리보다는 자기 이익 때문에 거짓을 택하기가 일쑤였다는 사실을 먼저 고백해야 하겠죠. 하지만 그런 속에서도 우리 참한 신앙인들이, 깊은 신앙인들이 소금처럼 녹아주어서 작은 역할을 해서 그래서 참 모든 것이 은총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 올해 인권주일에 농어촌 이주노동자들을 특별히 더 생각해보자고 하셨습니다. 마침 주교회의가 1년 간의 조사연구 끝에 ‘농어촌 이주노동자를 위한 사목적 배려 안내문’을 전국 교구에 배포를 했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세요?

▶ 배포하게 된 것은 작년부터 주교님들께서 가장 어려운 문제들을 찾으면서 농어촌에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주목하게 되셨죠. 그래서 이주노동자들 자체가 사실 한국 안에서 너무나 심각한 불이익을 당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농촌에 생각해 보십시오. 아주 외지고 열악한 조건의 비닐하우스 일들. 거기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혹은 바다의 거친 작업 혹은 섬에 갇혀서 노예처럼 생활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이런 분들을 어떤 식으로든 우선적으로 보호해야겠다고 생각하셔서 작년부터 주교님들께서 이 일을 준비하셨고, 그래서 몇 가지 일들을 세부적인 지침들을 주셨고, 그래서 농어촌에서 일하는 일선 신부님들이 이런 걸 보고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주려고 살피는 거죠. 그런 차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 지금 제주에 들어와 있는 예멘인들을 놓고 찬반 대립이 격화되기도 했었는데요. 결국 난민으로 인정은 안 되고, 인도적 차원의 체류만 허용된 상태입니다. 정부의 결정을 어떻게 보셨나요?

▶ 아유 참 이런 문제야말로 정부도 어떻게 할 수가 없겠죠. 왜냐하면 결국은 받아들일 수 있는 국민의 모습, 정신세계가 이런 문제의 시금석이 되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따지고 보면 난민이라는 것. 그런 차원에서 따지고 보면 우리가 단일민족이라는 말을 자주 해오고 있는데, 하지만 오늘날 무슨 게놈 지도랄까 유전자 분석을 통해서 쭉 추적해보면 우리 조상들은 지금 우리는 옛날에 파미르 고원에서 바이칼 호수 동쪽 끝을 돌아서 지금 연변 쪽으로 한반도로 이전하면서 전쟁을 하고 살아남았던 그런 수많은 유민들의 집단이거든요. 우리가 지금. 그러나 오늘 극심한 이해 속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난민이라고 표현할 때 그것은 마치 지금 우리에게 어떤 손해를, 우리 이익에 손해를 끼칠 수밖에 없는 자들 이렇게 규정하게 되는 것이죠. 말은 꼭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이익 때문에 밀어낼 수밖에. 우리도 그런 아주 소수자였고 우리도 이민의 한 사람이었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늘 대한민국은 홍익인간을 외쳤고 대한민국 그대로 크고 위대한 나라인데, 이런 태도를 가지고 난민들을 대하고 우리가 이런 마음을 가진다면 매우 군자답지 못한 소인배가 되어 버리는 모습이죠. 저는 이런 의미에서 우리 김구 선생님의 백범일지에서 그런 말을 했듯이, 우리가 좀 더 높은 문화를 가질 수 있는 그런 넓은 마음을 이런 차제에 그런 마음을 가지고 외국 난민들을 대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더 큰 사람이 되는 거죠.



▷ 앞에서 말씀해주신 농어촌 이주노동자들, 방금 말씀해주신 난민이든 모두 이방인들입니다. 이방인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성경에도 많이 나와 있는데, 가톨릭교회와 국민, 신자들이 현재 할 수 있는 일은 뭐라고 보세요?

▶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나는 우리 신앙만큼, 내가 가지고 있는 신앙만큼 실천하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머리로만 알고 있는 것을 아직 가슴에 담지 못하고, 내 마음의 신앙이 나에게 준 그 내용만큼 일을 해야 하는데 그걸 자꾸 넘어서고 머리로서만 알지. 신앙이 가슴 깊이 오지 않는 것을 행동하다 보면 늘 엇박자가 나오는 거죠.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지금 현재 우리 가톨릭 신자들이 어떻게 이런 문제를 두고 나아가야 할 건가 할 적에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크게 외치더라도 한 종교가 한 나라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그 종교가 백성들에게 자양분을 주지 못하면 그 종교는 사라지고 마는 것이죠. 불교가 옛날에 삼국시대에 많은 백성에게 자양분을 주었듯이 그쵸? 오늘날 우리 천주교회 가톨릭교회가 소수자인 어려운 사람들을 끌어안고 살아주는 이 모습이 있을 을 적에, 이 백성이 그래도 우리 천주교인 때문에 우리가 어려움을 우리 아픔을 많이 감싸주는 그런 기쁨을 가졌다고. 그런 고통 속에서 우리가 넘어갈 수 있었다고 우리한테 얘기할 수 있겠죠. 그런 의미로 우리가 살아줘야겠다 싶습니다.



▷ 가톨릭교회가 강력하게 추진해온 인권 현안 중에 하나가 바로 사형폐지 문제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흉악범죄가 자주 발생해서 그런 걸까요. 국민들이 충분히 공감을 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 문제는 사실상 어려운 문제가 우리도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사형을 정말 아무 죄없이 너무나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사람들의, 그 가족들의 마음이 어떻겠어요. 정말 착한 사람이 아무 죄도 없이 느닷없이 어떤 사람한테 당해서 죽었을 적에 그 억울함을 풀 길이 없죠. 그러니까 죽게 된 사람의 당사자들은 어떻게든 원인 제공을 한 그 사람을 똑같이 생명을, 똑같은 생명을 빼앗는 ‘너도 죽어야 한다’ 최소한 그렇게라도 갚고 싶어하는. 이 문제가 계속적인 어떻게 보면 죽음이 죽음을 또 낳게 되는 업보 같은 어떤 윤회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죠.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일수록, 그렇게 억울하게 당한 죽음을 빼앗긴 가족들일수록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겨 보니까 그 생명이 얼마나 귀하다는 것도 아시죠. 그분들이. 그래서 그분들에게 정말 죄송하고 미안하지만 생명을 생명으로 대하는 것보다는, 그 아까운 생명을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생명을 아끼는 쪽으로 나가보자. 그렇게 제가 사형폐지 그날 국회의 조그만 거기에 가서 얘기한 적이 있죠. 많은 국민들이 너무 심한 여러 가지 불안한 일들이 벌어지니까 이런 강력한 법을 가지고 막아보려고 하지만, 그러나 더 귀한 길, 인간을 함부로 생명을 앗아가는 길, 이것보다는 생명을 키우는 쪽으로 더 나아가야 하겠죠. 자꾸만 그런 마음이 되도록 우리부터 마음을 쓰면서 동참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사형폐지 입법 청원 서명운동을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언제까지 진행하실 계획이신가요?

▶ 아마 이게 늘 해마다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준비를 해가지고 입법을 하려고 우리 한국이 벌써 10년 이상째 사형선고가 안 되고 있으니까. 사실은 사형폐지 국가로 들어가고 있는 중인데, 와서 우리가 서명운동을 해서 우리 천주교가 제일 앞장서고 있죠. 이 문제를. 그래서 국회에다가 입법을 해주시도록 올리면 항상 아직도 그게 통과되지 않고 있어요. 아까 얘기한 국민적인 공감이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은 거죠.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귀한 생명의 문제를 그냥 두고만 있을 수 없는 거죠. 가톨릭교회가 생명의 보루라고 생각되죠. 그래서 이 문제를 끝까지 하고 있는 것입니다.



▷ 올해 인권주일 맞아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이신 배기현 주교님 만나봤습니다. 오늘 시간 내서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 제가 감사합니다.
cpbc 김혜영 기자(justina81@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8-12-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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