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 추기경 "교황 방북 위해 기도"…이해찬 대표 접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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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추기경 "교황 방북 위해 기도"…이해찬 대표 접견

▲ 사진 제공 = 천주교 서울대교구

[앵커] 교황의 역사적인 방북 가능성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죠.

평양교구장 서리를 맡고 있는 염수정 추기경도 입장을 밝혔습니다.

"교황 방북을 위해 기도하고 있고, 방북 시 동행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의 만남에서 나온 발언입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죠. 이학주 기자 어서 오세요.


[앵커] 이해찬 대표가 어제 염수정 추기경을 찾아왔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오전 11시 서울대교구청을 방문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된 지 두 달 반 정도 됐는데요.

취임인사 차원에서 종교지도자 예방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인 염수정 추기경을 가장 먼저 찾아왔습니다.


[앵커] 두 분이 원래 가까운 사이였나요?

[기자] 아뇨,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이라고 합니다.


[앵커] 추기경이 교황의 방북을 언급하셨는데, 어떻게 나온 발언인지 궁금합니다.

[기자] 어제 만남은 앞부분만 짧게 공개되고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그래서 비공개 접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열심히 취재했는데요.

관계자에 따르면, 시작은 이해찬 대표의 질문이었습니다.

염수정 추기경에게 “평양에 가본 적이 있느냐”고 먼저 물은 겁니다.

염 추기경이 “가본 적이 없다”고 하자, 이 대표는 “교황님이 북한에 가면 같이 가시겠네요?”라고 다시 물어봤습니다.

이에 염 추기경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긍정의 뜻을 내비쳤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역으로 염 추기경이 질문을 던졌다고 합니다.


[앵커] 추기경의 질문은 어떤 거였나요?

[기자] 바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솔직한 의중이었습니다.

추기경은 이 대표에게 “김 위원장이 진정으로 교황의 방북을 바라느냐?”고 물었습니다.

현재 교황의 방북 가능성을 놓고 한반도 평화의 계기가 될 거란 기대감도 있지만요.

동시에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염 추기경도 이런 점을 우려해서 질문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해찬 대표는 뭐라고 답변했습니까?

[기자] 이 대표는 지난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을 만났는데요.

추기경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교황이 오는 걸 확실하게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김 위원장은 스위스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어 핵이나 미사일로 무장하는 현재 상태가 정상적인 국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경제를 개발해서 정상적인 국가로 가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답변을 들은 염 추기경은 “교황의 방북이 꼭 성사되면 좋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의 유학 경험, 가톨릭과 연결점이 있을까요?

[기자] 김 위원장이 스위스 유학 시절 가톨릭을 접했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확한 정보는 없습니다.

하지만 스위스의 종교 현황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는 있습니다.

현재 스위스 국민이 가장 많이 종교는 바로 가톨릭입니다.

15세 이상 인구의 37퍼센트가 성당에 다니고 있는데요.

김 위원장이 유학하던 1990년대 말에도 가톨릭이 최대 종파였습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유학했던 베른 주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개신교 신자가 가톨릭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개신교 우세 지역이었습니다.

그래도 베른 인구 4명 중 1명이 가톨릭 신자였는데요.

그래서 김 위원장이 가톨릭을 직간접으로 접하고, 또 교황의 권위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그런데 이해찬 대표의 발언을 보니까, 김 위원장의 의중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집권여당 대표가 가톨릭교회에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를 확실하게 밝힌 점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추기경이 북한의 가톨릭교회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했다면서요?

[기자] 네, 염 추기경은 이 대표에게 북한 교회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해방 전 북한 전역에는 57개의 성당이 있었고, 신자가 5만 2천명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염 추기경은 북한의 유일한 성당인 장충성당도 거론했습니다.

아울러 교황청과 주교 임명에 대해 잠정 합의한 중국 교회 이야기까지 나눴다고 합니다.


[앵커] 그나저나 이해찬 대표, 명동성당과 남다른 인연이 있는데, 어제 그 얘기도 했네요?

[기자] 네, 영화 <1987>에도 나온 것처럼 명동성당은 우리나라 민주화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죠.

독재와 맞서 싸우던 민주화 운동가들이 명동성당으로 피신하는 일이 많았는데요.

이해찬 대표 역시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 소속으로 6월 항쟁을 주도한 경험이 있죠.

그 전엔 ‘김대중 내란 음모죄’로 2년 반 동안 옥살이를 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명동성당에 자주 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는 추기경에게 “예전에 명동성당에 와서 많은 도움을 받고 신세도 졌다"면서 "명동성당은 국민들이 든든하게 믿던 큰 버팀목”이라고 회고했습니다.


[앵커] 어제 만남 분위기는 어땠나요?

[기자] 참석자들은 진지하지만 화기애애했다며, 굉장히 좋은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뿐만 아니라 노숙자를 비롯한 약자를 위한 대책, 얼마 전 염 추기경이 참석했던 국회 생명존중포럼에서 내놓은 생명문화교육 지원 법안 등 많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염 추기경은 이 대표에게 생명 관련 법안들이 통과되도록 힘써달라고, 이 대표는 염 추기경에게 종교가 사람을 연대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서로에게 당부했습니다.

어제 만남에는 박광온 암브로시오 최고위원, 가톨릭신도의원회장인 오제세 요셉 의원, 그리고 이해식 스테파노 대변인이 함께했습니다.

전부 천주교 신자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신자 의원들과 함께 추기경을 예방한 것은 무교인 이해찬 대표 입장에서 분위기를 한층 좋게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박광온 의원도 당대표 비서실 측에서 동행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염수정 추기경과 이해찬 대표의 만남, 이학주 기자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이기자 수고했습니다.

cpbc 이학주 기자(goldenmouth@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8-11-0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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