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미순 "군복무 학점제는 여성 차별, 보상 책임 떠넘겨"

[인터뷰] 백미순 "군복무 학점제는 여성 차별, 보상 책임 떠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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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23 09:50 수정 : 2018-08-25 06:59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주요 발언]

"군복무 학점 인정제, 차별적 요소 크다"

"보상 책임을 대학으로 떠넘긴 것"

"일률적 학점 인정은 차별적 우대"

"세제혜택, 취업시 연령철폐 등 대안 있어"


[인터뷰 전문]

이번에는 군복무 학점 인정제 반대하는 여성계의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백미순 대표 연결되어 있습니다.



▷ 대표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먼저 군복무 학점제에 반대하시는 이유부터 들어볼까요?

▶ 일단 저희는 국방부가 12개 대학하고 군복무 경험 학점 인정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하는 것을 언론을 통해서 들었습니다. 그 사이에 사실 저희 여성계나 사회적 논의를 거의 한 바가 없어서 이걸 갑자기 들은 건데요. 일단 저희는 군복무 경험을 자동적으로 학점 인정하는 제도가 군복무에서 배제된 사람들에 대한 차별적 요소가 크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인데요. 국방부는 여론이 긍정적이라고 전제를 했는데, 사실 2016년에 국방부가 유사한 제도 도입을 추진하다가 이 내용이 군 가산점제의 위헌 결정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는 비판을 받고 접은 바가 있어요. 그런데 그때 사회적 논의가 그 이후로 진전된 바가 없는데, 이번에 3번 여론조사를 해서 그 여론의 결과가 긍정적이었다. 이런 걸 무기 삼아서 대학들과의 업무협약 방식으로 제도를 급작스럽게 도입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도 여론이 군복무 학점제에 대해서 긍정적인 게 높게 나온 건 어떻게 보세요?

▶ 그럴 수는 있겠죠. 왜냐하면 그 이유가 군복무자에 대한 일정한 보상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하는 취지에서 여론은 그렇게 답변을 할 수가 있었겠는데, 여론이라고 하는 건 몇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가 아니라 사실 여러 차원의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것 아닙니까? 여론조사만의 방식이 아니라 사회적 논란이 있는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여러 방식의 다차원적인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이 얼만큼 정확한 여론을 반영했는지는 받아들이기 좀 어렵다고 생각이 되고요.

그리고 국방부에서는 헌재에서 위헌 결정이 난 군복무 가산점제도와 학점인정이 다르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저희들이 보기에는 근본적으로 뭐가 다른지 납득이 안 됩니다. 1999년에 헌법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군 가산점제 조항에 대해서 위헌 결정을 내렸던 그 근거가, 여성이나 장애인 등 제대군인이 아닌 사람을 차별하는 제도였다. 이렇게 인정했기 때문인데요. 제대군인 지원을 위해서 우리 헌법 이념이나 전체 법체계가 금지하는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을 유발하는 것이 정책적 수단으로서 적합한지, 합리적인지. 그렇지 않다고 봤기 때문에 이걸 위헌 결정을 했던 것이었거든요.

또 군복무 중의 경험은 사회봉사나 리더십 습득으로 일률화해서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정책 도입이 적절한지, 수단 자체가 맞는 것인지 하는 것에 대한 의문입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의무복무 본인에 대한 보상이 사실 국가가 담당해야 될 책무가 아닙니까? 그런데 그 책무를 대학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것 자체도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 군복무를 마친 한 예비역의 얘기를 들어보니까요. 학점 인정제에 대해서 "20대 청년들이 선택이 아니라 의무로 군복를 하는 것에 대해서 배려와 복지로 봐주면 좋겠다"는 말을 했더라고요. 이런 의견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20대 청년들이 의무복무를 하는 것에 대해서 국가보상체계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을 합니다. 그렇지만 그 수단이 군대를 가지 못한 남성들이나 여성 혹은 장애인 등에 대한 배제가 없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는 거죠. 대학 내에서 사실 6학점이나 9학점은 상당히 비중이 큰 학점입니다. 대학이 최근에 지식의 습득이나 경험의 다양성을 사실 인정하고 있는 추세라고는 하더라도, 어떤 특정 과목과 연계성도 없고 그리고 군대 내에서 습득한 전문성의 차별성이 없이 군복무 자체를 일률적으로 인정하는 것 자체는 차별적 우대라고 볼 수 있는 거죠.



▷ 배려는 인정을 하되, 그게 군복무 학점 인정제는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이신 거네요.

▶ 그렇죠. 일률적인 학점 인정은 적절하지 않은 거죠.



▷ 그런데 미국도 군복무 경험이나 군에서 받은 교육 훈련을 대학 학점이나 돈으로 환산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해외에서도 시행되는 제도이니까, 우리나라에서도 시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글쎄요. 미국에서 하고 있으니까 우리도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은 저는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그 방식 자체도 세세하게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문제가 없는 방식인지에 대한 연구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는 그 방법보다는 오히려 군복무 기간이 최근에 굉장히 자유로워진 분위기 아닙니까? 그래서 오히려 복무기간 동안에 원격학습을 한다든지 그렇게 하면서 복무 중에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주고 시간을 배려해주는 게 어떤가 이런 생각이 있고요.

그동안 여성단체는 굉장히 여러 제도적 대안들을 제시한 바가 있어요. 예를 들면 제대 전에 취업준비능력 개발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훨씬 강화한다든지, 군복무자에 대해서는 연말정산 세제공제 등에 대해서 보상책을 수립한다든지, 그리고 취업할 때 연령제한을 철폐한다든지, 직업군인 비율을 상향조정하고 남녀 모두에 대해서 기회 확대 등을 한다든지, 이런 것들을 요구해왔고 이런 방식들이 어떻게 보면 여성이나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대학을 다니지 않는 제대군인 대다수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지원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 군복무 학점 인정제가 만약에 시행이 계속 된다면 여성 등에 대한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 지금 이것은 군대 복무자 전체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대학을 다니는 일부 대학생들에 대한 혜택이라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전체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식들을 도입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면 군대 내에서 다른 다양한 방식의 학습이나 학점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다른 조치들이 마련이 돼야 하는 것이겠죠. 지금은 12개 대학에서 3학점에서 6학점이라고 하지만, 향후에 전체 대학으로 확장이 된다고 생각하면 인정하는 학점 자체도 늘어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차별적인 요소가 발생하는 거죠.



▷ 미투 관련 현안도 여쭤보고 싶은데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무죄판결에 대해서 실망스럽다는 여론이 높습니다. 그런데도 무죄판결이 내려진 것은 어떻게 보셨어요?

▶ 안희정 전 지사의 무죄판결 이후에 여성들이 ‘안희정이 무죄라면 재판부가 유죄다’ 그리고 위력의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 행사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는 주장을 해왔는데요. 정말 분노스러웠습니다. 사실 납득하기도 어렵고 분노스럽고. 성폭력은 그 자체가 권력관계에 기반해서 발생하는 것이고요. 특히 직장 내에서의 성희롱 성폭력은 가해자가 갖고 있는 권력의 정도에 따라서 피해자를 무력화 시키는 정도도 더 깊어진다고 볼 수 있는데요. 재판부가 이번 법리를 남성적 시각으로 적용하고 왜곡해서 피해자에게 충분히 저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무죄를 선고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현행의 입법 미비다’ 이렇게 핑계를 대고 있는데, 그것 자체는 현행 재판부가 성폭력을 제대로 판단할 충분한 정의성이나 감수성이 없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셈인 거죠.



▷ 올해 상반기 미투운동이 들불처럼 퍼져나갔습니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요. 그런데 이렇다 할 후속조치나 법적대응이 여전히 부족해 보입니다. 미투 관련 법안들 지금 국회에 잔뜩 묶여 있거든요. 이런 모습 보면 많이 답답하시죠?

▶ 그렇죠. 일단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의 통과가 시급하긴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도 국회에서 이 법안 심의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를 했는데, 지금 130여 개의 법안이 올라와 있기 때문에 사실 모든 것들을 다 통과시키는 게 능사는 아니고요. 그 법안들을 정리해서 충돌되고 그것이 과연 합리적인 개정안인가에 대한 의문이 드는 법안들도 있기는 하거든요. 그래서 전체적인 법안들을 좀 정리해서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것이 개정하는 것이 성폭력을 줄이고 성폭력 가해자들에게 정당한 처벌을 내릴 수 있게 하는 법안인가에 대해서 숙고하면서 속도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폭력이 근본적으로 어떤 범죄인지, 여성들의 삶을 어떻게 왜곡하고 노동권을 침해하는 행위이고 이런 범죄의 심각성에 대해서 사회 전반의 인식을 바꾸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최근에 불법 촬영물에 대한 여성들의 우려가 굉장히 높습니다. 일상의 삶이 아주 위협받는 수준이에요. 화장실 가기도 겁나하고,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것들을 되게 두려워하는 상황인데, 이런 불법 촬영물 범죄에 대한 심각성도 우리가 사회적으로 전반적으로 확산하고, 그리고 그런 범죄자에 대해서 명확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법체계 뿐만 아니라 수사 실무과정 그리고 재판과정에서의 판결기준 이런 것들에 대해서 검토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와 군복무 학점 인정제에 대한 반대 입장, 미투 운동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cpbc 김혜영 (justina81@cpbc.co.kr) | 입력 : 2018-08-23 09:50 수정 : 2018-08-25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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