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영준 신부 "성체 훼손은 공동선 벗어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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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영준 신부 "성체 훼손은 공동선 벗어나는 일"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전영준 신부


[주요 발언]

"성체 훼손, 이분법적 사고방식 반영된 듯"

"성체, 그리스도를 보는 성사적 은총"

"성체 훼손은 공동선 벗어나는 일"

"신앙 전할 때 모범적 행동으로 감화줘야"


[인터뷰 전문]

성체에 낙서를 하고 가장자리를 불로 태운 사진.

사진 보고 놀란 신자 분들 많으시죠.

성체는 가톨릭 신앙의 핵심입니다.

지극한 공경을 받는 그리스도의 몸인데요.

그래서 한국 천주교는 이번 사건을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성체에 담긴 의미와 공경 방법을 짚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가톨릭대 신학대학 영성신학 교수이신 전영준 신부님 연결합니다.



▷ 신부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십니까. 전영준 신부입니다.



▷ 신부님께서도 인터넷과 SNS에 떠돌고 있는 훼손된 성체 사진 보신 거죠?

▶ 네, 봤습니다.



▷ 마음 많이 불편하지 않으셨습니까?

▶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데요. 어쩌면 오늘날 우리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이 반영된 것 같지 않나 해서 답답한 마음이 많이 듭니다.



▷ 성체는 빵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그리스도의 몸이잖아요. 성체에 담긴 의미부터 짚어주셨으면 합니다.

▶ 우리가 1차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고 승천하셔서 더 이상 지상에서 뵐 수 없게 되었을 때, 그리스도를 눈으로 가시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하느님의 성사적인 은총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성체이고요. 최후의 만찬 때 예수님께서 명하신 것에 따라 가지고 예수님의 지상 대리자인 사제가 성찬례 중에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라고 선언을 하면서 형상으로는 빵과 포도주이지만 예수님의 전 인격이 담겨있는 예수님의 참된 몸이고 피라는 것을 우리 신앙인들이 믿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 이렇게 소중한 성체, 만드는 과정도 굉장히 성스럽고 조심스럽게 진행되잖아요.

▶ 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성체 제병을 만들 때 주로 수녀원에서 많이 만들고요. 굉장히 청결한 장소에서 최고급 밀가루를 사용해서 기도하면서 만들고 있습니다.



▷ 그동안 가톨릭교회 역사에서 성체와 관련된 기적도 여러 번 있지 않았습니까?

▶ 네, 많은 기적들이 있었는데요. 지금 얼른 생각나는 것 중에 하나가 13세기에 프라하의 베드로라는 사제가 평소에 성체에 대해서 조금 의심을 갖고 있다가 이탈리아 성지순례 중에 오르비에토라고 이탈리아 중부지방이 있는 도시 인근 성당에서 미사 중에 잠시 의심을 했을 때 성체에서 피가 떨어져 가지고 깜짝 놀라고 그 사실을 교황님께 보고를 하고, 교황님께서 그것을 심사하라고 지시를 하고 그것이 참된 성체의 기적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선포해서, 그것을 기념해서 오늘날 우리가 그리스도 성체성혈 대축일을 지내게 되는 기원이 됐던 그런 기적도 있었습니다.



▷ 얼마 전에 축일을 지냈잖아요.

▶ 네.



▷ 가톨릭교회는 이렇게 중요한 성체를 정성스럽게 공경하고 있는데요. 성체를 어떻게 공경해야 되는지도 구체적으로 규정을 하고 있는 거죠?

▶ 네. 교회법에서도 규정을 하고 있는데요. 저희들이 굉장히 성체를 지극한 정성으로 받아 모셔야 하고, 최상의 흠숭으로 경배를 드려야 하고, 아주 최고의 존경을 바쳐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정말 우리가 마음을 잘 모아서 성체에 대한 마음을 표현해야 되는 것이죠.



▷ 그런데 이번 같은 경우 신자가 성체를 바로 받아 모시지 않고 성당 밖으로 가져갔습니다. 또 보관을 하고 훼손하기까지 했는데, 이것은 명백한 잘못인 거죠?

▶ 네, 분명히 잘못된 것이고요. 우리가 성체성사에 참여했다는 것은 성체를 영함으로써 내가 주님과 일치하는 은총의 시간을 갖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체를 영하지 않을 것이라면 성체성사에 참여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바깥으로 가지고 나간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교회법은 성체를 훼손한 경우에 대해서도 준엄한 경고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제재를 받게 되나요?

▶ 네, 굉장히 엄한 벌을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성체를 마구 함부로 대한다든지, 독성죄를 지을 만한 목적을 지녔다든지 한다면, 교황님께 사도좌에게 유보되어 있는 자동처벌, 자동으로 파문되는 그러한 제재까지 받게 되는 그런 행위입니다.



▷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어제 입장을 밝혔습니다. "종교인이 존귀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공개적으로 모독한 행위는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 보편상식과 공동선에 어긋날 경우 법적 처벌도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일은 상식과 공동선에 좀 어긋난 게 아닌가 싶은데, 신부님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 저는 이렇게 한 번 예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형법에도요. 죽은 이, 사체, 유골, 심지어는 유발 머리카락 잘라놓은 것. 이런 것들에 대해서 모욕적인 의사 표현을 했을 때는 범죄가 성립되어 가지고 징역형이나 벌금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법이 있듯이, 죽은 이에 대한 경의와 존경의 감정을 보호하고자 하는데 종교인들의 그런 마음들을 아무런 저기 없이 훼손한다는 것 역시 이 연장선에서 생각할 때는 공동선을 벗어나는 그러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이번에 성체가 훼손된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거나 상처를 입은 신자 분들이 많습니다. 마음을 다친 신자들한테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으세요?

▶ 물론 위로의 말씀도 드리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좀 자성의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는데요. 그동안 우리가 교리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고 있었는지, 또 자녀들에게 신앙의 유산을 전수하려고 하는 의식을 가지고 살았는지, 좀 반성해보자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신앙의 유산을 전수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었던 부모다 하더라도, 그것을 정말 올바로 잘 전수했는지 혹은 강제로 다그치면서 전수하려고 하지 않았는지. 우리가 스스로가 잘 살고 모범적인 행동에서 우려나오는 그런 측면에서 감화를 주어서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수하려 했는지.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거부감이나 반감도 부추길 수 있으니까, 어쩌면 우리가 이것을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 자성 얘기를 해주셨습니다만, 신자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성체에 대한 공경과 흠숭을 다시 한 번 새롭게 했으면 좋겠는데요. 성체를 어떤 마음으로 대했으면, 어떤 마음으로 바라봤으면 하십니까?

▶ 우리가 사회적으로도요. 내가 소중하게 어떤 것을 여길 때 다른 사람도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함께 인정해 주는 그러한 행동이 있듯이, 우리 신앙인 스스로가 먼저 성체에 대해서 흠숭과 존경을 담아 정성스럽게 다가가지 않는다면 이교인들은 결코 그것에 대해서 존중해주지 않을 수가 있다는 것을 우리가 생각을 하면서요. 우리 그리스도교 가톨릭 전통 안에서 실재하고 있는 성체 신심들, 예를 든다면 성체 조배, 성체 강복, 성체 거동, 성체대회 거행하는데 참석한다든지 이런 전통적인 성체 신심에 다시 한 번 잘 다가가고 생활화하려는 그런 노력들이 우리가 이번 사건을 잘 극복하고 우리의 신앙을 잘 지켜나아가는 그러한 길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 지금까지 가톨릭대 신학대학 영성신학 교수이신 전영준 신부님으로부터 성체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서 들어봤습니다. 신부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 네, 수고하십시오. 감사합니다.
cpbc 김영규 기자(hyena402@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8-07-12 09:1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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