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주훈 목사 "31번째 일치주간...가톨릭·개신교회, 함께 반성하며 협력해야"

[인터뷰] 최주훈 목사 "31번째 일치주간...가톨릭·개신교회, 함께 반성하며 협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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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24 08:41
* 최주훈 루터중앙교회 목사, cpbc 가톨릭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 인터뷰


[주요 발언]

- 프란치스코 교황, 루터교 창립 행사 참석...노력의 결실

- 한국 개신교 부패 비판, 논의할 수 있어 불행 중 다행

- 가톨릭·개신교, 현실 문제 뼈아프게 반성해야

- 가톨릭·개신교 문제의 원인은 `성직자의 권위주의`



[인터뷰 전문]


2017년,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개혁의 대상이 되었던 가톨릭교회와 개혁을 외치며 분리된 개신교회는 500년이 지난 오늘 종교개혁을 어떻게 평가하고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한편으론 500년 전 분열된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은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해 매년 1월 18일부터 25일까지 그리스도인 일치기도 주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개혁과 일치를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가 무엇인지 중앙루터교회 최주훈 목사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최주훈 목사님, 안녕하십니까?

▶ 안녕하십니까.



▷ 루터교는 전 세계 98개국에 7200만 명의 신자를 둔 개신교 최대 교단인데 한국에서는 신자들이 많지 않은 것 같은데요, 청취자들께 루터교 소개부터 좀 해주시죠.

▶ 분명히 세계에서 가장 큰 개신교단이지만, 한국엔 1958년 미국에서 선교되어서 지금은 교회는 49개 현직 목사는 총 60여명, 전국 교인수는 4천 여명 밖에 되지 않는 초미니교단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루터교회 목사 보기는 천연기념물 만나는 것 보다 더 어려운 일이지요.

이렇게 작지만 선교초기부터 교회를 섬기는 교회가 되자는 선교정책으로 교회 이름을 내세우지 않고 방송선교 문서 선교같은 것에 주력했고, 한국 최초의 성경공부프로그램인 베델성서를 시작해서 교회의 질을 높이는데 공헌해 왔습니다.

제가 알기로 초기엔 가톨릭 수녀나 사제들도 베델 성서 프로그램에 참여한 분들도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단의 크기는 이렇게 초미니이지만 루터교회는 세계적인 네트워크가 워낙 강하고, 올해가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다보니 루터교회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루터는 개혁을 바랐던 것이지 새 교회를 세우고자 했던 것은 아닌데 개신교만 해도 교파가 아주 많습니다.

얼마나 많은 교파들이 있습니까?

▶ 우스개 소리로 하나님(가톨릭교회에서는 `하느님`이라고 칭함)도 교단의 숫자를 모른다고 하는 소리를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개신교는 크게 칼뱅 전통의 장로교, 웨슬리 계통의 감리교와 성결교, 그리고 순복음교회 같은 곳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거기서 파생된 교단들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루터는 교회의 본질로 돌아가는 개혁을 바랬고, 분열을 염두엔 둔 것은 아니었지요.

하지만 구조적으로 독단적 교권시스템에 저항해서 개신교회가 시작했기 때문에 다양한 교파의 출현은 필연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한계에 대해서 개신교 내부에서도 많은 숙고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 지난해 10월 31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스웨덴 루터교 대성당에서 열린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한 기도회에 참례하고 공동 성명을 채택했습니다,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교황이 루터교 창립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는데 가톨릭교회와 루터교와의 일치를 위한 노력들, 어떻게 보십니까?

▶ 저 역시 지난 10월 30일 스웨덴 룬트에서 있던 예배실황을 감동적으로 보았습니다.

단지 교황이 참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서로를 포용하기 위한 치열한 여정이었기에 그렇습니다.

루터교회와 가톨릭은 제2차바티칸 공의회 이후로 약 50여년 넘게 여러 방향의 대화채널을 가동했었지요.

그 결실 중 하나가 1999년 <의화 교리에 관한 합동 선언문>입니다.

그런데 그 때만해도 루터교회에선 LWF대표가, 가톨릭에선 일치교리성 대표가 사인을 했기 때문에 `격이 다르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습니다.

가톨릭 측에서도 교황이 아닌 하부기관의 기관장이 서명한 것이란 이유로 그 의미를 축소하기까지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스웨덴에선 거기서 상당히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우선 격이 같아졌습니다.

그리고 내용도 상당히 진전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냉정하게 평가하여, 칭의, 또는 의화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다른지 교리적 입장을 서로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번 스웨덴에서 세계루터교회연맹 유난 회장과 교황이 함께 서명한 공동성명서엔 상호비방 역사와 화해에 대한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했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까지 모색 되어 나왔고, 특별히 성찬에 대한 확실한 언급이 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성명서 내용을 좀 언급해본다면, 거기 이런 내용이 적시되어 있습니다.

공동 기도의 목표로 “서로의 눈을 어둡게 만든 상처와 기억을 치유하기 위한다” 문구가 들어 있고, 다른 문단에선 “우리는(루터교회와 로마 가톨릭교회) 하나님의 은총 가운데 자유케 되었고, 하나님께선 우리를 하나 된 공동체(Gemeinschaft)로 부르시어 공동의 사역을 하게 된 것을 감사한다”는 구절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두 교회는 하나님의 창조세계 안에서 사회의 “인권, 사회정의, 평화, 화해”를 위한 연대를 통해 교회의 책임을 함께 질 것을 천명하고 있지요.

특별히 망명자와 난민 문제, 빈민국을 위한 공동의 노력, 어린이 노동력 착취, 환경 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손을 잡기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노력에 함께 손을 잡겠다는 뜻입니다.

물론, 여전히 아쉬운 것도 있다.

이번 예배 때 한 자리에서 성만찬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성만찬 교류에 관한 문제는 아주 예민한 문제인데, 이런 문제 역시 이번엔 피하지 않고 에큐메니칼 운동의 최종 목표로 천명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한 대목입니다.

한 가지 더, 이번 스웨덴의 만남을 제가 특별하게 여기는 대목이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이런 공동성명은 말 그대로 보여주기 위한 행사로 끝나고 말잔치로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그저 상징적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스웨덴의 만남은 룬트 대성당 공동예배 후에 말뫼(Malmo) 스타디움에서 다시 양 교회가 함께 모여 대형 예배와 축제가 열렸는데, 거기서 양교회의 대표적인 대사회협력 기관인 루터교회의 세계봉사협력국(LWB-Weltdienstes)과 가톨릭의 카리타스-인터내셔널(Caritas Internationalis)이 MOU체결을 맺고 세계 인권 사각지대에서 공동 전선을 펼 것을 확인했다는 점은 확실히 파격이라고 할 만합니다.

이런 대화의 노력은 북미지역에서도 좀 다른 방향이지만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1517년 종교개혁이 일어난 지 500년이 되는 올해, 한국 개신교회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현재의 한국 개신교회가 종교개혁시대 천주교회를 닮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5백 년 전 교회 개혁을 위해 개신교회가 나왔지만, 이젠 그 개혁의 대상이 우리가 되었다”는 자성의 말이 이곳저곳에서 들립니다.

목회자들의 윤리문제, 교회의 사유화, 폐쇄적 교조주의 같은 것들이 개신교 내부에 팽배해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다만 10여 년 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교회의 부패에 대해 이젠 공적으로 논의가 되고 있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 가톨릭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노력해왔지만, 오늘날 개신교회에서 제기되는 문제점에 대해 과연 자유로울 수 있는가하는 의문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 물론 가톨릭교회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제 개인적인 사견일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말씀드리면, 한국의 개신교회도 그렇지만 한국의 가톨릭 교회도 세계 교회의 흐름과는 좀 다른 외딴 섬 같은 느낌을 많이 받곤 합니다.
개신교 신학의 주류도 그렇지만 최근 교황청에서 회자되는 논의들은 거의 수평적 소통과 개혁을 주제로 담론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여전히 권위적인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여러 곳에서 받습니다.

한때 개신교회의 교인들이 상당수 가톨릭 교회로 수평이동했다는 사실을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그곳에서 자리를 잡은 것이 아니라 대부분 냉담자로 머무르거나 아예 교회를 떠나는 사례, 또는 개신교로 유턴해서 새로운 대안교회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현상들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되새겨야 합니다.

저는 이런 부정적인 현상의 중심엔 성직자들의 교권주의, 신학적 게으름 같은 문제들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성직자들이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다’라는 식으로 성직자의 소명을 너무 간단하게 처리하는데 큰 문제가 있습니다.



▷ 분열된 교회가 다시 하나가 되는 길이 멀기는 하지만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은 일치기도 주간을 보내면서 같은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1908년 시작된 일치기도 주간을 한국교회에서는 31년째 보내고 있는데, 기도의 결실은 무엇인가요?

▶ ‘기도는 희망의 씨를 뿌리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희망은 다름 아니라 그리스도의 한 몸을 이루는 것이죠.

이것을 위해 서로 교류하고 소통해야하는 것이 당연하지요.

교회가 함께 일치기도를 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소통의 장을 넓히고 서로를 포용하는 첫 번째 실천이라고 여깁니다.

그 기도의 열매가 세계적으로 보면 교회일치 운동이고, 우리나라에 국한해서 보자면,

개신교회와 가톨릭이 함께 소통의 장을 넓히기 위해 3년 전부터 시작한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역시 가톨릭과 개신교 일치운동의 결실이 아닐까 합니다.

3년 전에 출범했는데요, 현재 어떤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 모두가 공감하는 있는 대목은 서로가 서로를 너무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같은 16세기 교회개혁 역사를 두고도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고, 5백년 전 앙금을 지금도 그대로 업데이트 되지 않은 채로 비방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개신교 현장에선 5백년전 가톨릭이 지금 가톨릭으로 착각하고 있고, 가톨릭 역시 5백년 전 미운 모습을 그대로 현장에 투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신앙과 직제에서 시도했던 첫 번째 과업은 ‘서로를 알아가자’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래서 각 교회의 신학자들과 사목자들이 함께 모여 대화를 하고, 교리와 역사를 주제별로 나누어 세미나를 공동으로 여는 방식으로 서로의 이해를 도모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갈 길은 멉니다.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동연대해서 사회에 기독교적 가치를 펼쳐야 합니다.



▷ 공교롭게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한국사회는 대통령과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들이 개혁을 화두로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이고 있습니다. 500년 전 부패한 교회에 맞서는 한 신학자의 모습과 한국사회와 국민이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 뼈아프게 새겨야 할 점이 있습니다. 가톨릭이든 개신교든 지금 현재 우리의 부정적인 내부의 현실은 국가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종교현황을 보면 개신교인이 30 이상, 가톨릭은 약25%에 육박한다는 보도 자료도 있습니다.

기독교인이 거의 50%이상이지요.

그런데 기독교의 가치 중 무시 할 수 없는 종교의 공공성 차원이 정치권에서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현재 개신교 뿐만 아니라 가톨릭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순 없습니다.

다만 더 어려운 문제는 5백 년 전엔 신학적 거인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었을지 몰라도 지금 이 세대는 그런 신학적 슈퍼스타가 나타나기 어려운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와 신학이 교권, 기득권이라는 카테고리에서 공공성 차원으로 방향을 돌리지 않는다면 교회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 일을 위해 ‘생각하는 신앙인’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 종교개혁의 정신은 교회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일상에서 필요한 메시지인데요,

개혁을 위해 신앙인들과 함께 국민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 루터가 강조한 종교개혁 정신 중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늘에 있던 거룩을 땅으로 옮겨 놓았다’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교회 울타리 안에 가두어 놓았던 종교적 가치를 ‘일상’으로 옮겨 놓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루터가 강조한 만인사제직이고, 모든 세속직업의 직업소명론입니다.

인간은 하나님 앞에 모두 평등하며, 이웃을 위한 섬김을 위해 부름 받았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이 서로를 섬기며 서로를 그리스도로, 사제로 섬기고 존중하면서 사는 게 개혁의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 중앙루터교회 최주훈 목사님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cpbc 백슬기 (jdarc@cpbc.co.kr) | 입력 : 2017-01-24 08:4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오창익의 뉴스공감>'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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