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말하다] 김서희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조지프 퓰리처 이야기 <퓰리처>”

[책을 말하다] 김서희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조지프 퓰리처 이야기 <퓰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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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업데이트 : 2016-06-25 08:00
* 교보문고 김서희 CP,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 인터뷰


[발언 전문]


한 주간의 신간 서적과 화제의 책을 만나보는 <책을 말하다> 순서입니다.

교보문고 김서희 CP 연결돼 있습니다.



▷ 처음으로 소개해주실 책은 어떤 책인가요?

▶ 제가 처음으로 소개해드릴 책은 [퓰리처]입니다.

아마 퓰리처라는 단어를 듣게 되면, 가장 먼저 퓰리처상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이 책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또 누구도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조지프 퓰리처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 퓰리처상은 정말 익숙한데, 왜 퓰리처상인지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던 것 같네요.

▶ 네. 퓰리처상 제정자 조지프 퓰리처는 ‘오직 대중을 위한 신문’을 제창하며 언론의 황금기를 열었던 인물입니다.

여론을 선동하는 정치인을 주저 없이 공격했고, 담합을 일삼는 기업을 날카롭게 비판하기도 하고, 노동자를 대변해 고용주에게 맞서기도 하며 어떤 외압에도 굴복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를 불굴의 혁명가로만 묘사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화려한 언론의 황금기를 열고, 신문의 독립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퓰리처가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해 언론을 이용하고 그가 어떻게 악명 높은 황색 언론의 우두머리가 되어 언론 제국에 군림했는지를 함께 담고 있습니다.



▷ 퓰리처가 황색 언론의 우두머리였다고요?

▶ 네. 그렇습니다. 퓰리처 하면 19세기 언론의 황금기를 이끈 사람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중에게는 어디까지나 딱 여기까지만 알려져 있을 뿐인데요.

저자는 퓰리처의 삶을 더 깊숙이 파헤치기 위해 헝가리, 프랑스, 미국에 이르는 퓰리처의 행적을 따라 여행하며 퓰리처와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않고 인터뷰를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퓰리처가 잠깐 일했던 변호사 사무실과 같은 건물에 있던 약국 아르바이트생까지 인터뷰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퓰리처라는 인물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그대로 담겨있는 이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의 흑과 백을 모두 만나볼 수 있습니다.

‘월드’로 지나치게 큰 권력을 손에 넣게 된 퓰리처는 자신이 비판해왔던 바로 그 독선적인 권력자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노동 계급을 대변해야 한다던 원칙도 저버리고, 몸집을 불려나가기 위해 정치권과 내통하여 담합을 일삼는 사업가로 전락해버린 것입니다.



▷ 노동자를 대변했던 인물이, 결국 담합을 일삼는 사업가가 됐다니. 의외의 사실 같지만, 한편으론 안타깝기도 하네요.

▶ 이 책이 보여주는 퓰리처의 말년의 기록은 청년기의 퓰리처와는 다른 새로운 인물을 만나는 것처럼 흥미롭습니다.

저자는 그의 삶뿐만 아니라 그가 밟아온 길을 따라 근대의 모든 역사적 사건까지 상세하게 다루고 있는데요.

이를테면 가필드 대통령 암살 사건, 남북전쟁, 헝가리 혁명 등 그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지는 그의 삶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다음으로 소개해주실 책은 어떤 책인가요?

▶ 제가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책은 1910년대부터 1940년대 후반, 역사적으로는 일제강점기와 해방을 거쳐 한국전쟁 사이에 발표된 수필 90편을 엮은 책 [모단 에쎄이]입니다.

냉전의 그늘 속에서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김기림, 임화, 김남천, 김동석 등의 월북 작가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강경애, 나혜석, 김일엽, 김선희, 지하련 등의 여성 작가들을 두루 조명한 책입니다.



▷ 1910년대부터 1940년대를 살던 작가들의 수필을 묶은 책이군요?

▶ 그렇습니다. 그 당시 수필은 거의 ‘잡문’으로 여겼고, 그만큼 홀대를 받았던 장르였다고 합니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주로 신문, 문학잡지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 구석을 차지하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잡지의 특성 덕분인지 작가들은 그 속에 자신의 생각을 비교적 자유롭게 담아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 잘 보이지 않는 구석에 있던 작품들을 찾아냈을 저자의 노고도 대단했을 것 같네요.

▶ 그렇습니다. 이 책을 엮은 방민호 서울대 교수는 짧게는 칠십여 년, 길게는 한 세기 전 문학잡지와 수필집, 신문의 낡은 지면을 샅샅이 뒤져 90편의 수필을 발굴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찾은 글들은 문장 한 줄, 단어 하나에 천착하며 낯선 문장을 새롭게 해석하고 다듬었다고 하는데요.

아마 이 책을 실제로 받아보시면 제목에서나, 겉모습에서나 다소 복고스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으실 겁니다.

이는 독자들이 책을 펼친 동안이나마 근대의 공간에 머물기를 바란 엮은이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고 합니다.



▷ 전면에 드러나 있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자유로울 수 있었다는 부분이 참 흥미롭네요.

▶ 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여러 가지 빛깔을 띠고 있습니다.

식민지 시대의 우울함이 깔려있긴 하지만, 신변잡기로 딴청을 부리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시대를 돌파하고자 하는 생의 의지가 엿보이기도 합니다.

엄흥섭은 동료 문인들과 벌인 한바탕 촌극을 장문의 필치로 그려내기도 하고, 김사량은 땅 투기로 몸살을 앓는 평양을 탄식하기도 하고, 이광수는 중병을 앓는 아들을 품에 안은 채 피눈물을 삼키며 참회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1910년대부터 1940년대라는 시간을 보시고, 일제강점기와 근대의 수필이라 하여 저항의식이나 시대정신의 색조가 강하리라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 책에 실린 작가들은 오히려 시대에 무감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시대에 무감한 태도가 담긴 수필이란 어떤 작품인 걸까요?

▶ 수필의 주된 글감들은 모두 사소한 소재와 소소한 일상에서 얻었다고 하는데요.

마당의 살구나무라거나, 평양의 냉면, 중고 서적에서 나온 머리카락 한 올, 신문기사에 난 한 줄 등 이 주된 글감 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에 수록된 수필 작품을 쓴 45인이 보여주는 시대의 무감함은, 그렇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삶의 비애가 묻어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극히 사소한 것이라도 부여잡고 쓰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시대를 문인들의 삶은 ‘살아갔다’기보다 ‘견뎌냈다’고 말하는 편이 더 맞는 표현일수도 있을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소개해주실 책은 날씨에 관한 책이라고요?

▶ 네. 요즘 날씨가 무척 더웠는데, 이제는 한국 날씨를 사계절로 정의하기보다 봄, 가을은 사라지고 여름, 겨울만 있는 것 같다고들 말하고 있는데요.

제가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책은 [내일 아침, 99도씨]입니다.

이 책은 요리책의 형식을 차용해서 기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입니다.

지구를 ‘부엌’에,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을 ‘요리 재료’에 비유하고, 여러 요인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기후로 탄생하는 과정을 ‘조리법’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는 책입니다.



▷ 요즘 정말 덥긴 더웠는데, 요리와 기후를 연관 지은 저자의 생각이 참 재미있네요.

▶ 네. 저자는 부엌. 그러니까 지구는 이미 너무 뜨거워졌고, 이 후끈 달아오른 부엌에서 70억 명 이나 되는 요리사들이 ‘기후’라는 요리를 휘젓는 통에 시간이 갈수록 더욱 수상하고 변덕스러운 요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유럽 국가에 태풍을 능가하는 초강력 폭풍이 몰아치기도 하는 등 세계 곳곳에 기상 이변과 재해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온난화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국 인디펜던트지의 보도에 따르면 10만 년 만에 얼음 없는 북극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만큼 지구가 점점 더 통제 불능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고 합니다.



▷ 결국 환경문제와도 맞닿아 있는 책인 것 같네요.

▶ 그렇습니다. 저자는 지구의 미래를 근심하면서 70억 명의 요리사들에게 하루 빨리 새로운 재료와 새로운 요리법을 개발해서 하나뿐인 우리의 부엌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면서 지구 온난화와 그 대책과 미래 대체 에너지 개발에 관한 내용을 상세히 소개합니다.

책 후반부인 5장부터 8장까지가 그 부분인데요.

우리의 유일한 터전인 지구를 지키기 위한 요리법으로 1997년 ‘교토 의정서’를 소개하고, 태양열과 풍력, 바이오매스, 수소 자동차 등 아름다운 에너지의 신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합니다.



▷ 단순히 날씨와 요리를 결합한 재미있는 책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꽤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네요.

▶ 이 책이 온난화 문제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단순히 지구가 지금 위기에 빠졌다는 경고만 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개구리나 흰죽지수리로 날씨를 예측하려 했던 옛 사람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인공위성과 슈퍼컴퓨터로 다음 계절의 날씨까지 예측하는 현재’까지, 기상 예보의 역사를 알려주기도 하고, 어느새 심각한 이야기로 넘어가버린 이야기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왜 토요일에 비가 자주 내리는지’, ‘쭉 뻗은 당근을 얻기 위해 습지에 일군 밭이 어떻게 기후를 망치게 하는지’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함께 소개합니다.

기후의 생성 원리부터 기상 이변, 지구 온난화 등 기후와 관련된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으셨던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 한 주간의 신간 서적과 화제의 책 소식, 교보문고 김서희 CP께서 전해주셨습니다.

cpbc 도재진 기자(djj1213@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6-06-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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